창작스튜디오 3기 입주작가전_서국화 <寂墨, 안도와 불안의 공존>
- 구분
- 기획전시
- 일시
- 서국화 10.01(토) ~ 10.23(일) 매주 월요일 휴관
- 시간
- 10:00 ~ 18:00 *유의 : 30분전 입장마감 ★방문전 예울마루 홈페이지 진섬다리 출입시간 확인必★
- 장소
- 장도 전시실
- 티켓정보
- 무료
- 주최/주관
- 예울마루/예울마루
- 후원
- 여수시
- 관람연령
- 전연령
- 기타정보
- ★ 아티스트 토크 : 10월 5일 (수) 15시 스튜디오Ⅲ ★
나를 향한 여정
이선영(미술평론가)
...최근 서국화의 작업은 예술의 기본으로 되돌아가려는 듯 선 긋기, 점찍기 등이 행해지는 몰입의 장이다. 반복적인 행위는 의식을 비워내고 이성의 활동을 잠재우고 무의식을 활성화시킨다. 무시간적이기에 무엇이 얼마큼 쟁여 있는지 모를 무의식은 예술적 영감의 주요 출처다. 작업이 ‘나를 향한 여정’이라고 말하는 서국화에게, ‘나’는 작품의 확실한 출발점에 놓여있지 않다. 나는 작업을 통해 도달해야 하는 곳에 존재한다. 무수한 선이 명확한 궤도 없이 빙글빙글 도는 작업은 수행적 과정의 궤적이며, 작품은 만다라가 하는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재현주의에 기초한 기성의 조형적 언어는 시점과 종점이 확실하지만, 서국화의 작업처럼 무수한 반복과 그러한 반복에서 비롯되는 차이들의 집적 또는 펼침에 기초한 작품은 불확정적이다. 불확정성은 무지나 맹목이 아니다.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 놓는다는 의미에서, 실재에 더 가까워지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열림은 무의미, 생명과 비교하자면 죽음에 이르는 위험한 단계일 수 있다...
미술 또한 조형적 언어라면, 작가는 아예 말을 배우기 이전의 단계로 자신을 되감기 한다. 흡사 만져질 듯 털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호피 무늬를 이루던 능숙한 선들을 정처 없는 궤도를 그으며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채워나간다. 그 결과물이 충만일지 공허일지는 객관화될 수 있는 지표는 없다. 반복적 행위는 차이의 계열을 이룬다. 원근법이나 명암법같이 대상을 재현하는 기법에 충실하지 않은 작업은 자연의 외관이 아니라, 자연적 과정을 모방한다. 붓질이 운동하는 과정과 자연적 과정을 수렴하고자 한다. 작가는 작업을 자연적 순환의 주기와 동렬에 놓는다. 작업과 자연의 등치는 소박하면서도 큰 야망이다. 다양한 농담의 먹 점들이 찍혀 만들어진 공간은 고대 원자론자들의 가설처럼 입자로 이루어진 세계이며, 생성과 소멸의 자리인 공백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작가의 모태 언어인 한국화로 치면 여백이다. 여백과 상호작용하여 형태를 제시하는 것은 먹이다. 작가는 먹의 농담을 조절하여 먹이 색처럼 기능하게 한다. ‘블랙’으로 환원할 수 없는 다양한 색감을 가지는 먹색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평론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