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스튜디오 3기 입주작가전_사윤택 <장도-우주-물성적 사태>
기존 작업에서 보여진 “짧은 순간에 포착된 의식적 생채기” 같은 기록들은 일상적 환경에 접속하는 순간에 관한 예민한 회화적 세계관이었다. 그러한 기제에는 회화의 특이성에 집착하면서 회화의 상투적 관념과 형식론에 근접하고 싶지 않은 일종의 저항이었다. 그러나 최근 장도라는 환경에서 예민한 감각에 균열이 생기는 듯한 변화를 맛보았다. 눈만 뜨면 바라다보는 ‘출렁-촬랑’ 거리는 물결로부터의 멍한 감각과,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이 초점 없이-펼쳐지는 밤의 어둠은 온전히 물성에 대한 감각의 사태로 다가왔다. 그렇게 화면에 기록되고 채워지는 레이어(Layer)는 회화를 물성의 사태로 탐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기존의 순간-사태를 포착하며 기록한 회화작업과 최근 장도에서의 체험을 고대 벽화(이집트/고구려)에 등장하는 인물상의 오마주를 빌려-근원적 시간을 소환하는 것 같은 아우라로–기록하는 작업들, ‘찰랑찰랑’ 거리는 파도의 물성과 밤의 기운은 모두 하나의 우주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였다. ■사윤택
최근 사윤택 작가의 장도에서의 작업은 회화의 한계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다. 기존 작업들은 재현에서 탈출하는 회화를 연구했다면, 장도에서는 회화 본연의 관찰과 사유를 탐문하였다. <남해바다> 시리즈는 시간대별 장도 바다의 모습을 관찰하며 물성(질감)표현에 주목하여 물결의 시간성, 시간대별 바다의 색 등 일상을 넘어 바다의 우주적 운동을 고유의 조형 언어로 표현했다.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남해바다> 시리즈 중 <파도-우주>는 석회로 입혀진 표면에 여러 겹의 색으로 중첩 시킨 선들로 큰 화면을 채웠다. 마치 햇빛에 반짝이는 윤슬 같기도, 심해(深海), 카오스(chaos) 같은 작업은 그의 기존 작업의 관념적인 순간-운동성을 넘어 작가의 회화적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남해의 기록> 시리즈는 지역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던 체험 참여자의 손길이 닿은 작업 위에 작가의 이야기와 형태를 담았다. 이러한 행위는 그들만의 순수한 형태가 개입되어 고대 벽화에서 발견되는 아우라(회화의 고유한 분위기)를 찾기 위함이다. 또한 2차원의 평면이 아닌 오브제로서의 회화로 확장하고자 하는 작가적 태도로 회화의 견고함을 벗어던진다. 회화를 구조물의 한부분인 오브제로서 확장하여 설치된 작품들을 통해 그만의 독창적 표현방식을 선보인다. ■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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